이번 달도 고생했다.
야근도 했고, 스트레스도 꽤 받았다.
이 정도는 써도 되지 않나, 싶었다.
이 말이 문제라는 건 알고 있었다.
근데 막상 월급이 들어오면 또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.
내 소비 패턴은 늘 이랬다.
월급이 들어오면 먼저 고정비가 빠져나간다.
월세, 보험, 통신비.
여기까진 건드릴 생각도 없다.
그다음 남은 돈.
이걸로 생활비를 쓰고,
중간중간 “보상”을 한다.
문제는 저축 순서였다.
저축은 늘 마지막이었다.
남으면 하고,
모자라면 다음 달로 미뤘다.


숫자로 적어보니 이상했다.
이번 달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봤다.
월급 실수령은 320만 원.
먼저 빠져나가는 고정비가 1,671,933원.
대충 170만 원 정도였다.
막연히 ‘고정비가 너무 많다’고 생각했는데,
숫자로 보니 생각보다 괴물 같은 금액은 아니었다.
문제는 이 돈이 무조건 빠져나간다는 점이었다.
고정비를 내고 나면
남는 돈은 약 150만 원.
이걸로 변동비를 썼다.
식비, 교통, 소소한 생활비까지 합쳐서
약 110만 원.
여기까지는 예상 범위였다.
이상했던 건 그다음이었다.
‘이번 달 고생했으니까’라는 이유로 쓴
보상 소비가 약 45만 원.
이렇게 쓰고 나니
남은 돈은 25만 원.
원래 목표했던 저축은 70만 원이었다.
여기서부터 좀 이상했다.
고정비도 아니고,
생활비도 아니었다.
보상 소비만 없었어도
저축은 가능했다는 거다.

문제는 지출 총액이 아니라 순서였다.
보상은 당연히 쓰면서,
저축은 늘
‘남으면 하는 돈’으로 취급하고 있었다.
보상 소비는 항상
“남은 돈”에서 나간다.
가만히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.
- 계획에 없음
- 미리 빼두지 않음
- 무조건 남은 돈에서 씀
그리고 그 남은 돈은
대부분 저축 몫이었다.
생활비를 줄이기보다는,
저축을 줄이는 게 덜 아팠다.
그래서 항상
저축부터 깎였다.

보상 소비는 보통 이렇게 시작한다.
이번 달만.
이번 주만.
이건 특별한 날이니까.
근데 이런 날은
생각보다 자주 온다.
한 번만 쓰는 돈인데,
매달 있다.
여기서 깨달았다.
문제는 보상 소비 자체가 아니라,
그 돈의 출처였다.
나는 스스로를 꽤 아낀다고 생각했다.
그래서 보상 소비를 정당화했다.
근데 보상을 위한 예산은
따로 없었다.
항상 저축 자리에서 빼 썼다.
결국 구조는 이랬다.
고생 → 보상 → 저축 감소 → 불안 → 다음 달 또 보상
이 루프가 계속 돌았다.
아직 답은 못 찾았다.
보상 소비를 완전히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.
안 쓰겠다고 다짐하면
나중에 더 크게 터졌다.
그래서 요즘은 고민 중이다.
보상을 없앨 게 아니라,
보상이 들어갈 자리를 먼저 만드는 게 맞는지.
아직 실험 중이다.
결과는
다음 달 통장이 알려줄 것 같다.
다음 글에서는
‘보상 소비 예산을 미리 정해두면
진짜 덜 쓰게 되는지’
한 달 실험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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