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난 글에서
필요해서 샀다고 믿었던 물건들에
100만 원 넘게 썼다는 이야기를 적었다.
안 쓰는 물건을 그냥 두자니 답답했고,
버리자니 돈이 아까웠다.
그래서 결국 중고 거래를 해보기로 했다.
솔직히 말하면
조금은 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.
그 생각이 얼마나 순진했는지는
판매 버튼을 누르면서 바로 알게 됐다.
판매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찾아온 현타
집에 있는 폼롤러, 가방, 소형 가전을 하나씩 꺼냈다.
사진도 찍고, 설명도 적었다.
다 내가 돈 주고 산 물건들이었다.
그런데 이상했다.
‘거의 새것’이라고 쓰려다 손이 멈췄다.
막상 보니까
미세한 사용감이 보였고,
박스가 없는 것도 있었고,
보관 상태도 완벽하진 않았다.
내 눈에는 아직 쓸만했는데
중고 시장에서는 그냥 중고였다.
20만 원 가방이 6만 원이 되는 순간
가장 충격이 컸던 건 가격이었다.
20만 원 넘게 주고 산 가방.
상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.
그런데 시세를 보니 6만 원대였다.
문의도 비슷했다.
“6만 원 가능할까요?”
그때 처음으로 체감했다.
내가 얼마에 샀는지는
중고 거래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.
중고 거래는 ‘물건’을 파는 게 아니었다
중고 거래를 해보니까
이건 물건만 파는 일이 아니었다.
시간과 감정을 같이 파는 일이었다.
- “아직 있나요?”
- “조금만 더 깎아주시면 바로 갈게요”
- “예약했는데 오늘은 못 갈 것 같아요”
알림 올 때마다 신경 쓰이고,
답장 안 하면 찝찝하고,
몇만 원 벌겠다고 시간을 계속 쓰고 있었다.
이쯤 되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.
‘이거… 내 시급이 더 비싼 거 아닌가?’
직접 겪어본 중고 거래 감가 체감
몇 번 팔아보고 나니까
대충 감이 잡혔다.
내 기준 중고 감가 체감
- 가방·패션 소품: 구매가 대비 60~70% 손해
- 소형 가전: 절반 이상 감가
- 생활용품·운동용품: 문의 거의 없음
- “있으면 편한 물건”: 거의 안 팔림
이걸 보면서
‘아, 이래서 다들 중고로 팔 생각을 안 하는구나’ 싶었다.
그래도 팔리고 나면 남는 게 있다
몇 개는 결국 팔렸다.
통장에 찍힌 금액은 기대보다 훨씬 적었다.
그런데
물건이 빠져나간 자리를 보니까
묘하게 후련했다.
돈을 벌었다기보다는
공간을 되찾은 느낌이 더 컸다.
그리고 신기하게도
팔아버린 물건을
다시 사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.
중고로 팔아보니 분명해진 기준
이 경험을 통해
하나만은 확실해졌다.
- 진짜 필요한 물건
→ 중고로 팔 생각이 안 든다 - 과했던 소비
→ 언젠가 “팔아버릴까?”라는 생각이 든다
파는 순간에야
“이건 굳이 필요 없었다”는 게
명확해졌다.
이제는 사기 전에 이걸 먼저 생각한다
요즘은 물건을 사기 전에
이 질문이 먼저 떠오른다.
“이거, 나중에 중고로 팔면서
이 과정을 다시 겪고 싶을까?”
그 장면이 상상되면
장바구니에서 바로 뺀다.
중고 거래의 번거로움을
미리 떠올리는 것만으로도
충동구매를 꽤 막아준다.
다음 글 예고
다 팔진 못했다.
아직도 연락조차 없는 물건들이 남아 있다.
다음 글에서는
중고로 팔면 손해 덜 보는 물건 / 아예 안 팔리는 물건을
이번 경험 기준으로 정리해보려 한다.
혹시
중고로 팔아보려다 포기한 물건,
하나쯤 있지 않나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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